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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성' 그리고 '위장장애' 

병의 이름을 구성하는 요소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언뜻 애매하게 들릴 법한 독특한 질병명입니다. 하지만 그 뜻을 찬찬히 생각해보면 어렴풋이나마 병을 이해할 수 있어 보입니다. 기능성 위장장애란 복통, 설사, 변비, 구역, 구토 및 포만감 등 복부에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증상들이 구조적인 이상이 없는 위장에 발생하는 것을 말합니다.

2021년 유명 학술지인 Gastroenterology에 따르면, 전 세계의 약 20-40% 가까이 되는 인구가 해당 질병을 경험하며 남성보다는 여성에서 발병률이 높고 이는 삶의 질 저하와 연관이 된다고 합니다.

더욱이 그 중 40% 정도는 약을 복용하며 또한 그 중 1/3정도가 불필요한 수술(담낭절제술, 자궁절제술)을 받게된다는 보고도 있으니, 생각보다는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런지도 모르겠습니다.

2016년 기능성 위장장애를 분류하는 기준인 Rome IV criteria에서는 증상을 유발하는 장기에 따라 6가지로 분류하고 있으며 그 발생에는 유전적 소인과 환경적 요인들의 선행 위에 정신-신체적 요인들이 상호작용한다는 gut-brain interaction(장-뇌 상호작용)을 기전으로 보고있습니다.

이러한 기능성 위장장애에는 위식도역류질환, 기능성소화불량, 과민성대장염이 있고 이들은 각각 독립적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때론 혼재된 양상으로 발현되곤 합니다. 오늘은 이 중 기능성소화불량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기능성 소화불량이란 식후 팽만감, 조기 포만감, 명치부위 통증 및 작열감의 4가지 증상 중 한 가지 이상의 증상을 보이면서 상부위장관 내시경에서 이를 뒷받침할 구조적 이상을 보이지 않는 경우를 말하며, 위 증상들이 최소 3개월 이상 지속된 경우를 말합니다.

세계적으로 20% 내외의 유병률을 보이며 국내는 10-15% 정도로 추산되고 주로 여성, 고연령, 헬리코박터 감염, 진통제 사용 및 흡연자에서 높은 비율을 보입니다. 크게 식후불편감을 나타내는 경우와 명치부 통증을 나타내는 경우로 나뉘며 식후불편감 및 포만감은 1주에 최소 3일이상, 명치부 통증 및 작열감은 1주일에 1일 이상이 지속되는 경우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은 명확히 2가지로 구분되지는 않고, 약 20-30% 가량의 환자가 중복하여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많은 질병이 그렇지만 기능성 소화불량은 특히나 증상을 악화시키지 않는 생활습관 개선이 중요합니다. 고지방식이, 기름에 튀긴 음식, 우유 및 유제품, 밀가루 음식을 되도록 피하시고, 위 팽만감을 일으킬 수 있는 맵고 자극적인 음식이나 명치 통증 및 작열감을 악화 시키는 신 과일이나 과일 주스 등도 섭취하실때에 주의가 필요하겠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증상이 지속된다면 진료를 통한 원인 확인이 필요합니다. 많이 들어보셨을 헬리코박터균과의 관련성이 수년전부터 제기되던 중 궤양이 없는 소화불량 환자에서 제균치료 후에 증상이 호전되었다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었고, 특히나 아시아권에서 증상 개선 효과가 두드러지게 나타났습니다.

이같은 연구 결과들을 토대로 기능성 소화불량에 대한 국내 진료지침에서는 증상이 있을시 먼저 내시경을 시행하여 구조적인 이상 여부를 확인하고, 프로톤펌프억제제 등의 약물 사용에도 호전이 없을 경우 제균치료를 고려하도록 권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위의 증상들이 지속된다면 주저하지 마시고 병원에 내원하시어 소화기내과 전문의 상담하에 내시경 및 치료를 받아보시길 권고드립니다.

최근 지속되는 무덥고 습한 날씨로 인해 컨디션이 떨어지면서 자극적인 음식 섭취나 수면의 질 저하로 이어지는 나쁜 생활패턴이 자리잡을 수 있습니다. 이럴때일수록 좋은 식습관을 잘 유지하여 건강한 여름 지나시기 바랍니다.

정인호 원장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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