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커피 많이 마셔도 건강에 문제가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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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성인 1인당 평균 353잔(2018년 기준)의 커피를 마시는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커피 소비가 많은 나라입니다. 커피가 이렇듯 대중적인 음료가 되면서 커피가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관심도 늘어가고 있습니다. 오늘은 여러 연구에서 규명한 잘 알려진 커피의 영향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커피 섭취가 기억력과 인지기능을 단기적으로 향상시켜준다는 여러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하루 2~3잔의 커피 섭취가 알츠하이머를 유발하는 물질인 베타아밀로이드의 침착을 감소시키고, 알츠하이머병을 비롯한 치매와 파킨슨병의 발병률을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장기간 과량의 섭취는 뇌소혈관질환의 위험이 높아진다는 반대의 연구 결과도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커피 섭취가 암 발병 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규명한 연구는 매우 많습니다. 특히 유방암, 대장암, 전립선암, 난소암, 췌장암, 간경화 및 간세포암, 위암, 피부암, 구강암, 식도암 등의 발병률 감소가 커피 섭취량과 상당히 관계가 있다는 연구가 이뤄지기도 했습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커피에 포함된 카페인, 디테르펜, 커피산, 폴리페놀 등 많은 성분들이 암 발생을 감소시키는데 영향을 미친다고 추정하였습니다.
또 커피는 고혈당, 비만, 고혈압 등 대사증후군에도 효과가 있습니다. 보건복지부 한국건강영양조사의 임상데이터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중 하루에 커피를 3잔 마시는 사람은 커피를 1잔 마시는 사람에 비해 대사증후군에 걸릴 확률이 25%가량 낮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바 있습니다. 적당량의 카페인 섭취는 신체 내 대사활동을 촉진하기 때문입니다.
카페인을 섭취하면 일시적으로 잠에서 깨고 활력이 느껴집니다. 그러나 이는 그동안 쌓인 피로가 근본적으로 회복되는 것이 아니라, 일시적으로 뇌, 신체가 각성하는 것입니다. 카페인은 우리 몸 안에서 심박수를 증가시켜 체내 흥분 상태를 초래하고, 나아가 수면유도 작용을 하는 뇌 아데노신 수용체의 작용을 억제하여 각성 상태를 유발합니다.
그러나 과다하게 커피를 섭취하게 되면 뇌혈류를 감소시키고 혈압은 증가하며, 관상동맥 및 부정맥 등 심장질환, 뇌졸중 등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부정적 영향은 하루에 커피를 4잔 이상 마시는 사람에게서 주로 발생하는데, 카페인과 혈액 속 콜레스테롤 양을 높이는 커피콩의 지방 성분인 디테르펜의 영향으로 추정됩니다.
여성의 경우, 하루 2잔 이상 커피를 섭취하는 경우 카페인이 체내의 칼슘 흡수를 방해하고 소변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촉진시키기 때문에 뼈에 무리를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오랜 기간 커피를 많이 마시거나, 또는 하루에 자주 커피를 마신다면 이것이 누적된 노년기에는 골다공증에 따른 골절 위험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물론 골다공증은 유전적 소인이나 음주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커피로 인해 골다공증 발생이 얼마나 더 증가하는지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여성들의 커피 소비량이 높은 편이고 특히 폐경기 여성의 경우 골다공증에 의한 골절 위험이 남성보다 커지기 때문에 섭취에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커피가 위장에 나쁘다고 단정적으로 이야기 하기는 힘드나, 커피에 포함되어 있는 많은 성분들이 위산분비를 증가시키고 위식도 괄약근을 약화시켜 역류를 조장해 위식도역류질환, 기능성소화불량증 등의 위장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많이 있어,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한국인의 카페인 최대 일일섭취권고량을 성인은 하루 400mg이하, 임산부는 300mg이하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성인 남성은 하루 3잔 이하, 여성은 2잔 이하가 안전하다고 볼 수 있으며 암, 대사증후군, 퇴행성 뇌질환 예방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수면장애, 심뇌혈관질환, 골다공증, 위장장애 등 커피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질환을 가졌거나 커피와 상호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약을 복용한다면, 커피의 양을 줄이거나 대체할 다른 음료를 찾는 것이 바람직하겠습니다. 또한 커피가 수면에 미치는 시간은 단기적으로 최소 6시간, 길게는 12시간까지 지속될 수 있으므로 수면의 양과 질을 위해 저녁 이후에는 커피를 삼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하인균 원장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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